
같은 날, 같은 1,000만 원을 손절해도 국내주식 손실은 세금에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해외주식 손실은 최대 220만 원의 세금을 지워줍니다. 7월 28일 코스피가 732.09포인트(10.84%) 하락한 6,023.66에 마감하고 올해 여덟 번째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변 시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까지 발동된 날, 계좌에서 손실을 확정한 투자자라면 이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손절은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그 손실을 세금에서 얼마나 회수하느냐는 지금부터 연말까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국내주식 손절, 세금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먼저 실망스러운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이번 급락장에서 손절한 것이 국내 상장주식이라면, 그 손실은 세금 계산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소액주주가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양도하는 경우는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닙니다. 이익이 나도 세금을 내지 않는 대신, 손실이 나도 공제받을 길이 없습니다. 비과세의 동전 뒷면입니다.
양도소득세를 내는 국내주식 투자자는 따로 있습니다. 종목당 보유 시가총액이 50억 원 이상이거나 지분율이 기준(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 4%) 이상인 대주주, 장외에서 거래한 경우, 그리고 비상장주식 양도가 과세대상입니다. 대주주 시가총액 기준은 2024년 1월 1일 양도분부터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완화됐습니다. 일반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예외적으로 나가는 돈은 있습니다. 증권거래세입니다. 2025년부터 코스닥은 0.15%, 코스피는 거래세율 0%에 농어촌특별세 0.15%가 붙어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 매도금액의 0.15%가 부과됩니다. 이 세금은 이익이든 손실이든 파는 순간 떼입니다. 매도금액이 1,000만 원이라면 손실 여부와 무관하게 1만 5,000원이 나가는 셈입니다.
그래서 국내주식의 손절 여부는 세금이 아니라 투자 판단만으로 결정하면 됩니다. 세금 변수가 개입하는 곳은 다음 항목, 해외주식입니다.
해외주식 손실은 '절세 자산'이 됩니다
해외주식은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보유 규모와 무관하게 모든 투자자의 양도차익에 세금이 붙습니다. 세율은 양도소득세 20%에 지방소득세 2%를 더한 22%. 대신 연간 250만 원의 기본공제가 있습니다.
계산 구조는 이렇습니다.
세금 = (연간 양도차익 합계 − 연간 양도차손 합계 − 250만 원) × 22%
여기서 '양도차손 합계'가 이번 급락장의 핵심입니다. 손실을 확정하면 같은 해의 이익에서 그만큼을 빼고 세금을 계산합니다. 이것이 손익통산(같은 과세기간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순소득에만 과세하는 것)입니다.
숫자를 대입해 보겠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미국 주식 A를 팔아 800만 원의 이익을 확정한 투자자가, 이번 하락장에서 B 종목을 500만 원 손실에 손절했다고 하면 세금은 (800만 − 500만 − 250만) × 22% = 11만 원입니다. 손절하지 않고 해를 넘겼다면 (800만 − 250만) × 22% = 121만 원. 같은 손실이지만 올해 안에 확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이 110만 원 줄어듭니다.
손실 자체는 뼈아픕니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손실이라면, 세금 계산에 반영되느냐 마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해외주식의 손실 확정은 그 자체로 세금을 줄이는 행위입니다.
손익통산의 세 가지 규칙
손익통산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모르고 있으면 계산이 완전히 어긋납니다.
첫째, 같은 과세연도 안에서만 통산됩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확정된 손익끼리만 합산합니다. 작년 손실을 올해 이익에서 뺄 수 없고, 올해 손실을 내년으로 넘길 수도 없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섹션에서 다시 다룹니다.
둘째, 과세대상 주식끼리만 통산됩니다. 2020년부터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간 손익통산이 허용됐지만, 여기서 국내주식은 어디까지나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주식 — 대주주 보유분, 장외거래분, 비상장주식 — 을 말합니다. 소액주주가 장내에서 손절한 국내주식 손실은 애초에 과세 체계 밖에 있으므로 해외주식 이익과 통산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잃은 만큼 해외주식 세금을 줄일 수 있겠지"라는 기대가 이 지점에서 무너집니다.
셋째, 양도 시기는 체결일이 아니라 결제일 기준입니다. 소득세법 제98조는 자산의 양도 시기를 대금을 청산한 날, 즉 결제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은 통상 거래 후 결제까지 하루가 걸리므로, 12월 말에 손절 주문을 체결해도 결제일이 해를 넘기면 그 손실은 내년 것이 됩니다. 지금은 7월이라 여유가 있지만, 연말에 통산 목적의 매매를 계획한다면 반드시 결제일을 역산해야 합니다.
올해 손실은 올해로 끝 — 이월공제가 없습니다
주식 양도소득세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사업소득의 결손금은 다음 해로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지만, 주식 양도차손에는 이월공제(그해에 다 쓰지 못한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빼주는 것)가 없습니다. 국세청 해석과 세정 보도 모두 일관됩니다. 상반기·하반기 손익은 한 해 안에서 통산되지만, 해를 넘기는 순간 그 손실은 세금 계산에서 영구히 사라집니다.
이 원칙이 실전 전략을 만듭니다. 시나리오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번 폭락으로 해외주식에서 1,000만 원 손실을 확정한 투자자가 있습니다. 올해 실현한 이익은 아직 없습니다. 이대로 연말을 넘기면 손실 1,000만 원의 절세 효과는 0원입니다. 반면 연말 전에 평가이익 상태인 다른 종목에서 700만 원의 이익을 실현하면, 통산 후 순손실이라 세금은 여전히 0원입니다. 원래대로라면 (700만 − 250만) × 22% = 99만 원을 냈을 이익을 세금 없이 확정한 것입니다.
포트폴리오를 정리할 계획이 있었다면, 손실이 큰 해는 그 기회입니다. 익절과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을 손실 확정 연도에 맞추는 것만으로 수십만 원 단위의 세금이 달라집니다.
매도 후 같은 종목을 다시 사는 것도 막혀 있지 않습니다. 미국 세법에는 손실 확정 전후 각 30일 안에 같은 종목을 다시 사면 손실 공제를 부인하는 워시세일(wash sale) 규정이 있지만, 우리 소득세법의 주식 양도소득에는 그런 재매수 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매도와 재매수 사이의 가격 변동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입니다.
배우자 증여 절세, 2025년부터는 통하지 않습니다
몇 년 전까지 해외주식 고수익자들 사이에 널리 쓰인 방법이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재산공제 6억 원(10년 합산) 안에서 증여세가 없고, 배우자의 취득가액은 증여 시점 시가로 올라갑니다. 배우자가 곧바로 팔면 양도차익이 거의 0이 되어 양도소득세가 사라지는 구조였습니다.
이 통로는 닫혔습니다. 2025년 1월 1일 이후 증여받는 주식부터 이월과세(증여받은 자산을 단기간 내 양도하면 증여자의 원래 취득가액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제도)가 적용됩니다. 원래 부동산과 분양권, 회원권 등에 적용되던 규정이 주식으로 확대된 것으로, 증여일부터 1년 이내에 양도하면 증여자가 처음 산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합니다. 취득가액을 올리는 효과를 보려면 배우자가 1년을 보유해야 하고, 그 사이 주가가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절세 수단이 하나 줄어든 만큼, 남아 있는 수단 — 손익통산과 250만 원 공제의 연도별 활용 — 의 가치는 오히려 커졌습니다.
신고 캘린더 — 놓치면 가산세 20%
손익통산까지 계획했다면 마지막 관문은 신고입니다. 주식 양도소득 신고는 반기 단위로 미리 하는 예정신고와 다음 해 5월에 연간 손익을 합산해 마무리하는 확정신고로 나뉩니다. 일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대상 | 신고·납부 기한 |
|---|---|---|
| 국내주식 예정신고 (상반기 양도분) | 대주주·장외·비상장 등 과세대상자 | 2026년 8월 31일 |
| 국내주식 예정신고 (하반기 양도분) | 대주주·장외·비상장 등 과세대상자 | 2027년 3월 2일 (2월 말일이 일요일, 3월 1일이 공휴일이어서 순연) |
| 해외주식 확정신고 (2026년 양도분) | 연간 손익 합산해 일괄 신고 | 2027년 5월 |
해외주식은 반기 예정신고 의무가 없습니다. 올해 확정한 손익 전부를 내년 5월에 한 번에 신고합니다. 1~2월에 증권사에서 양도소득 내역을 발급받아 홈택스에 입력하면 되는데, 여러 증권사를 쓴다면 전 계좌를 합산해야 합니다. 한 곳의 손실을 빠뜨리면 그만큼 세금을 더 내는 것이므로, 통산은 신고 단계에서 완성됩니다.
손실만 있는 해에도 확정신고 의무는 남습니다. 소득세법 제110조는 과세표준이 없거나 결손금이 있는 경우에도 확정신고 규정이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낼 세금이 없으므로 무신고가산세가 붙을 일은 없고, 이익이 250만 원 이하인 경우도 신고 의무는 있지만 기본공제 후 산출세액이 0원이라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낼 세금이 있는데 신고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때는 무신고가산세(기한 안에 신고하지 않았을 때 세액에 더해 부과되는 가산세) 20%가 붙습니다. 낼 세금이 100만 원이었다면 가산세만 20만 원이 더 얹히는 셈입니다.
변동성의 시대, 세금은 통제할 수 있는 변수입니다
올해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여덟 번 발동됐습니다. 매도 사이드카(선물 급변 시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장치)는 7월 28일 발동이 열세 번째입니다. 이번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된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한, 이런 급변동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주가는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손실을 어느 해에 확정할지, 이익 실현을 언제로 맞출지, 공제 250만 원을 어느 연도에 쓸지는 전적으로 투자자의 선택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입니다. 증권사 앱에서 올해 확정된 해외주식 손익을 조회하고, 계좌가 여러 곳이라면 합산표를 만들고, 연말까지의 이익 실현 계획을 손실 규모에 맞춰 세우는 것입니다.
급락장의 다른 쟁점들도 함께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신용거래 중이라면 반대매매 통지와 대응 방법을, 비과세 계좌를 활용한 절세는 ISA 비과세 한도 활용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코스피 732.09포인트(10.84%) 내린 6023.66 마감 - 머니투데이 (2026.7.28)
- ·매도 사이드카 이어 서킷브레이커…코스피·코스닥 동반 폭락 - 한국경제 (2026.7.28)
- ·코스피, 8% 폭락에 서킷브레이커…올 들어 8번째 - 경향신문 (2026.7.28)
- ·주식등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 국세청
- ·소득세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 ·8월 예정신고부터 대주주 기준 50억 원…신고·납부 안내 - 일간NTN
- ·2020년부터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간 양도소득 손익통산 가능 - 일간NTN
- ·주식양도 차손, 상·하반기 통산 가능…다음연도 이월공제는 불가 - 한국세정신문
- ·해외주식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절세가 될까 - 전북일보 (2025.1.16)
- ·2025년 개정세법 해설(양도소득세 분야) - 세무회계정보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및 증권거래세 0.15%로 조정 - 에너지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