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속

상속포기·한정승인, 3개월 안에 확인할 것

상속포기·한정승인, 3개월 안에 확인할 것

2025년 한 해 가정법원에 들어온 상속포기 신청은 3만 8,482건이었습니다. 2020년의 2만 1,545건에서 5년 만에 1.8배로 늘어 역대 최대이고, 2026년에는 상반기에만 2만 1,449건이 접수됐습니다. 정성호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를 서울신문이 보도한 숫자입니다. 빚이 재산보다 많은 상속이 그만큼 흔해졌다는 뜻이고, 그 결정을 내릴 시간은 법이 3개월로 정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 3개월은 생각보다 자주 어긋납니다. 사망일부터 세는 줄 알았다가 기한을 놓치기도 합니다. 반대로 기한 안에 신고를 마쳤는데 그 사이 고인의 예금을 조금 썼다가 승인한 것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전부 포기했더니 생각지도 않은 사람에게 빚이 넘어가는 일도 있습니다. 3개월 안에 할 일은 네 가지: 기산일 확인, 재산 조회, 포기와 한정승인(물려받은 재산 한도에서만 빚을 갚는 승인)의 선택, 법원 신고. 그동안 고인의 재산에는 손대지 않아야 합니다.

목차
  1. 3개월은 사망일 대신 "안 날"부터 센다
  2. 기한을 넘기거나 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이 된다
  3. 상속재산과 빚은 안심상속 원스톱으로 조회한다
  4.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무엇이 다른가
  5. 자녀가 전부 포기하면 손자녀에게 간다?
  6. 상속포기·한정승인 신고 법원과 서류, 비용
  7. 한정승인은 신고가 끝이 아니다
  8. 3개월이 지났다면, 그리고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9. 사망 뒤 90일, 순서대로 적어 보면

3개월은 사망일 대신 "안 날"부터 센다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상속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단순승인(빚까지 제한 없이 물려받는 것), 한정승인, 포기 중 하나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기준은 사망일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안 날"을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 즉 사망을 알고 그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이라고 풀이합니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민법 제1019조 화면.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 중 하나를 할 수 있고, 제3항과 제4항은 특별한정승인과 미성년자 특례를 정하고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1019조 화면 (2026년 10월 6일 캡처). 제1항의 3개월과 제3항·제4항의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한 조문에 들어 있다.

이 차이는 뒤늦게 상속인이 되는 사람에게 중요합니다. 같은 판결은 피상속인(재산을 남기고 사망한 사람)의 처와 자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가 그로써 자신들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아는 것은 "오히려 이례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자기 차례가 왔다는 사실을 실제로 안 날부터 3개월이 흐릅니다. 서울고등법원도 법률의 부지 같은 특별한 사정으로 상속인이 된 사실을 몰랐는지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상속인의 학력과 경력,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 여부, 법적 분쟁의 존재 등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05. 7. 15. 선고 2005나7971 판결).

기한을 늘릴 길도 있습니다. 같은 조항 단서에 따라 이해관계인이나 검사가 청구하면 가정법원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재산 조회 결과가 늦어지거나 채무 규모가 불분명하면 기한이 끝나기 전에 연장을 청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기간은 가정법원이 연장 결정을 해야 늘어납니다.

상속인이 미성년자나 피성년후견인 같은 제한능력자라면 기간은 그 친권자나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셉니다(민법 제1020조).

기산일은 사망과 "내가 상속인이 됐다"는 사실을 함께 안 날이고, 부족하면 끝나기 전에 가정법원에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한을 넘기거나 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이 된다

3개월이 그냥 지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민법 제1026조는 세 가지 경우에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봅니다. 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은 때,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 그리고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뒤에 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적지 않은 때입니다. 단순승인은 고인의 권리와 의무를 제한 없이 이어받는 것이라, 빚이 재산보다 많으면 상속인 자신의 재산으로 갚아야 합니다.

특히 주의할 사유는 두 번째입니다. 기한 안에 포기 신고를 하더라도 그 전에 고인의 예금을 인출해 썼거나 차를 팔았다면 "처분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어떤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사안마다 따로 판단되므로, 신고 전까지 고인의 재산을 쓰거나 명의를 옮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정 전 재산 조사는 법이 명시적으로 허용합니다(민법 제1019조 제2항).

세 번째 사유는 신고 뒤에도 의무가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한정승인을 받아 두고 재산을 숨기거나 목록에서 고의로 빠뜨리면, 그 순간 단순승인으로 돌아갑니다.

기한을 넘기거나 고인의 재산을 처분하면 법은 단순승인으로 봅니다. 신고 전까지는 조사만 하고, 쓰거나 팔거나 옮기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속재산과 빚은 안심상속 원스톱으로 조회한다

결정의 전제는 숫자입니다. 고인의 예금과 대출, 부동산, 세금 체납을 한 곳에서 조회하는 제도가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입니다. 정부24에 따르면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에 신청할 수 있고, 시·구청과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정부24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합니다.

조회 대상은 금융, 4대 사회보험료, 국세, 토지와 지방세, 자동차와 건축물과 어선, 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건설근로자퇴직공제금, 각종 공제회, 정책자금 대출, 상조 가입 현황 등 20종입니다. 금융 조회 결과는 문자 또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로, 국세는 문자 또는 홈택스로 통지됩니다.

누가 신청할 수 있는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1순위 상속인(자녀와 배우자), 2순위 상속인(부모와 배우자)이 신청할 수 있는데, 2순위는 1순위가 없는 경우에만 온라인 신청이 되고, 1순위의 상속포기로 2순위가 된 사람은 방문 신청만 가능합니다. 1순위와 2순위가 모두 없으면 3순위인 형제자매도 신청할 수 있고, 대습상속인(먼저 사망하거나 자격을 잃은 상속인을 대신해 상속인이 된 사람)과 상속재산관리인도 방문 신청 대상입니다.

서울가정법원이 펴낸 상속포기·한정승인 안내에 따르면 금융 조회 결과를 받기까지 접수 후 7일에서 20일 정도 걸립니다. 사망 신고와 함께 바로 신청해야 3개월 안에 조회 결과를 보고 결정할 수 있고, 결과가 기한에 임박할 것 같으면 기간 연장 청구를 함께 검토합니다.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조회 결과에 잡히지 않는 빚입니다. 개인 사이의 차용이나 보증, 사업상 미지급금은 공적 조회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고인의 우편물과 휴대전화 문자, 통장 거래 내역을 함께 보고, 채권자의 독촉장이나 소장이 와 있다면 그 서류를 챙겨 둡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무엇이 다른가

숫자가 나오면 선택지는 둘입니다. 상속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되는 길이고, 한정승인은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 안에서만 빚을 갚는 길입니다. 민법 제1028조는 한정승인을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승인이라고 정의합니다. 상속포기는 제1042조에 따라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해 효력이 생깁니다.

구분상속포기한정승인
효과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님(제1042조)받은 재산 한도에서만 채무 변제(제1028조)
신고처상속 개시지 가정법원(제1041조, 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6호)상속 개시지 가정법원(제1030조, 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6호)
첨부신고서, 인감증명서 등신고서, 인감증명서, 상속재산 목록
신고 뒤 할 일다음 상속인이 관리할 때까지 재산 관리(제1044조)5일 안에 공고, 2개월 이상 채권 신고 접수, 배당 변제(제1032조 이하)
빚이 넘어가는 곳같은 순위의 다른 상속인, 없으면 다음 순위넘어가지 않음(상속인 지위 유지)

표의 마지막 줄이 선택의 핵심입니다. 상속포기는 내 몫이 사라지는 것이지 빚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43조에 따라 포기한 사람의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에게 그 상속분 비율로 귀속되고, 같은 순위가 모두 포기하면 다음 순위로 넘어갑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인 지위를 유지하면서 책임을 물려받은 재산 한도로 제한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한정승인을 하면 빚이 다른 가족에게 넘어가는 것을 멈출 수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도 실무에서 상속인 중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전부 한정승인을 하지 않을까요. 한정승인은 신고 뒤에 공고와 청산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런 조합이 흔합니다. 재산이 빚보다 많다는 확신이 있으면 둘 다 필요 없습니다. 재산이 빚보다 분명히 많은 경우의 세금 문제는 가업승계와 회사 매각, 상속세 관점에서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포기는 내 몫을 없애고 빚을 다음 사람에게 넘기며, 한정승인은 빚을 받은 재산 안에서 끊습니다. 가족 중 한 명이 한정승인, 나머지가 포기하는 조합이 실무에서 흔한 이유입니다.

자녀가 전부 포기하면 손자녀에게 간다?

오래 통용되던 설명이 하나 바뀌었습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인데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누가 상속인이 되는가. 예전 판례는 배우자와 손자녀(또는 고인의 부모)가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3년 이 판례를 바꿨습니다.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민법 제1043조에 따라 포기한 자녀의 상속분은 남아 있는 "다른 상속인"인 배우자에게 귀속됩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됩니다(대법원 2023. 3. 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2015년의 종전 판결(2013다48852)은 이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됐습니다.

전에는 자녀들이 포기하면 손자녀까지 줄줄이 포기 신고를 해야 빚이 멈췄습니다. 지금은 배우자가 살아 있고 자녀 전부가 포기했다면 배우자 단독상속으로 정리되므로, 배우자가 한정승인을 하는 것으로 가족 전체의 문제를 끝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배우자도 포기하거나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1000조의 순위대로 직계비속 중 다음 촌수,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으로 내려갑니다.

대습상속과도 구별해야 합니다. 민법 제1001조의 대습상속은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제1004조, 상속인 자격을 잃는 사유)이나 상속권 상실 선고(제1004조의2)로 상속인이 되지 못한 때 그 직계비속이 대신 상속인이 되는 제도입니다. 상속포기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자녀가 포기했다고 그 자녀의 자녀가 대습상속을 하지는 않고, 순위의 원칙에 따라 다음 차례가 정해질 뿐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넘어간 빚을 다음 순위 사람이 모른다는 점입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상속포기 신청 때 후순위 상속인의 인적사항은 제출되지 않아 법원이 후순위 상속인을 특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채권자의 통지를 받고서야 자기 차례가 온 것을 아는 일이 생깁니다. 앞서 본 대로 이런 사람의 3개월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시작하지만, 그 전에 가족 안에서 미리 알려 두는 것이 분쟁을 줄입니다.

2023년 전원합의체 이후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포기는 대습상속 사유가 아니며, 다음 순위는 민법 제1000조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상속포기·한정승인 신고 법원과 서류, 비용

신고처는 상속 개시지의 가정법원입니다. 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6호는 상속 사건의 관할을 상속 개시지로 정합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는 이를 피상속인의 마지막 주소지(사망 당시 주민등록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 지방법원 또는 지원이라고 풀이합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가사비송 라류 사건(다툴 상대방 없이 법원의 심판을 구하는 가사 사건)으로, 소송 대신 심판청구로 진행합니다. 신고서에는 피상속인의 성명과 최후주소, 피상속인과의 관계,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 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는 뜻을 적습니다(가사소송규칙 제75조 제1항). 신고서에는 신고인의 인감증명서를 첨부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서울가정법원 안내가 정리한 첨부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청구인의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각 1통
  2. 청구인의 인감증명서(본인서명사실확인서로 대체 가능)
  3. 피상속인의 폐쇄가족관계등록부에 따른 기본증명서(상세), 가족관계증명서(상세) 각 1통
  4. 피상속인의 말소된 주민등록등(초)본(주소변동내역 포함)
  5. 가계도(직계비속이 아닌 경우)
  6. 상속재산 목록(한정승인의 경우)

피상속인이 2007년 12월 31일 이전에 사망신고가 됐다면 가족관계등록부가 없어 제적등본을 냅니다.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로 후순위가 청구할 때는 위 첨부서류 중 직접 발급받기 어려운 것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는 발급 자격이 있는 선순위 상속인의 협조를 받거나 법원에 서류 발급 보정명령(부족한 서류를 보완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구할 수 있다고 같은 안내는 적고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책자 게시판 화면. 2021년판 「상속의 한정승인 및 상속 포기」 안내문(2023년 수정본)이 올라 있고, 관할 법원과 첨부서류, 인지·송달료 계산법을 이 안내가 정리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책자 게시판 (2026년 10월 6일 캡처). 첨부서류와 인지·송달료 계산 방식은 이 안내문의 2023년 수정본을 따랐고, 1회 송달료 금액은 법제처 생활법령정보 기준이다.

비용은 크지 않습니다. 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3조 제1항에 따른 라류 가사비송 심판청구 수수료는 1건당 5,000원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는 이를 청구인 수만큼 곱해 인지를 붙이라고 합니다. 송달료는 같은 안내 기준으로 청구인 1인당 6회분.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2026년 9월 15일 기준 1회 송달료가 5,640원이므로 1인당 33,840원입니다. 인지를 더하면 청구인 1인당 38,840원입니다.

가상의 사례로 자녀 셋이 함께 한정승인을 청구한다면 인지 15,000원에 송달료 101,520원을 더해 법원에 내는 돈은 116,520원입니다. 한정승인은 여기에 신문공고 비용이 따로 들고, 법무사나 변호사에게 맡기면 그 보수가 추가됩니다.

신고서의 기재에 잘못이 없으면 가정법원이 신고를 수리하고 심판서를 작성합니다(가사소송규칙 제75조 제3항). 심판서를 받으면 포기는 그것으로 절차가 끝나지만, 포기한 사람도 그로 인해 상속인이 된 사람이 재산을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는 재산 관리를 계속해야 합니다(민법 제1044조). 그리고 포기든 한정승인이든 한번 수리되면 3개월 안이라도 마음대로 거둘 수 없습니다. 민법 제1024조는 착오·사기·강박 같은 사유가 있을 때만 취소를 허용하고, 그 취소권도 추인(취소할 수 있는 행위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할 수 있는 날부터 3개월, 승인 또는 포기한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에 심판청구서와 인감증명서, 가족관계 서류를 내고, 인지 5,000원과 송달료 33,840원을 청구인 수만큼 냅니다.

한정승인은 신고가 끝이 아니다

한정승인 심판을 받은 뒤가 오히려 본론입니다. 민법 제1032조 제1항은 한정승인자가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안에 일반 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사람(유언으로 재산을 받기로 한 사람)에게 한정승인 사실과 일정 기간 안에 채권을 신고하라는 공고를 하도록 하고, 그 기간은 2개월 이상이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이 준용하는 제88조 제2항과 제3항, 제89조에 따라 공고에는 기간 안에 신고하지 않으면 청산에서 제외된다는 뜻을 적어야 하고, 공고는 법원의 등기사항 공고와 같은 방법으로 하며, 이미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따로 신고하라고 최고(개별 통지로 요구하는 것)해야 합니다. 알고 있는 채권자는 공고만으로 제외할 수 없습니다.

공고 방법도 정해져 있습니다. 비송사건절차법 제65조의2는 등기사항의 공고를 신문에 한 차례 이상 하도록 합니다. 제65조의3은 지방법원장이 매년 12월 다음 해에 공고를 게재할 신문을 선정해 공고하도록 합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는 신문공고의 구체적 절차를 일간신문사에 문의하라고 적고 있습니다.

공고 기간이 끝나면 변제가 시작되는데, 민법이 정한 순서가 있습니다.

  1. 공고 기간 중에는 채권자가 재촉해도 변제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제1033조).
  2. 기간이 끝나면 신고한 채권자와 이미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각 채권액 비율로 나누어 갚습니다. 저당권처럼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는 해치지 못합니다(제1034조).
  3. 유증받은 사람에게는 상속채권자 변제를 모두 마친 뒤에야 변제합니다(제1036조).
  4. 변제를 위해 재산을 팔아야 하면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로 합니다(제1037조).

이 순서를 어기거나 공고와 최고를 게을리해 다른 채권자가 변제받지 못하게 되면 한정승인자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제1038조).

이 단계에서는 채권자와 실제로 다툼이 벌어집니다. 공고 문안 작성이나 배당 계산에 확신이 없다면 이때 변호사나 법무사의 도움을 받는 편이 비용을 아낍니다.

3개월이 지났다면, 그리고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기한을 넘겼더라도 길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입니다.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개월 안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처분행위를 했거나 기간이 지나 단순승인으로 간주된 경우를 포함합니다),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허용되는 것은 한정승인뿐이고 포기는 안 된다는 점, 그리고 요건이 "빚을 몰랐다"가 아니라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중대한 과실을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는 점의 입증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다64331 판결). 독촉장이나 소장을 받고도 넘겼다면 다투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도 사망일부터 3개월이 지난 뒤 청구할 때는 상속개시 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 밝히고, 채무 초과 상태를 안 때를 소명할 자료(소장 사본, 채권자의 독촉장 등)를 첨부하라고 적고 있습니다. 특별한정승인을 할 때는 이미 처분한 재산이 있으면 그 목록과 가액도 함께 내야 합니다(제1030조 제2항). 처분한 재산의 가액까지 합쳐 변제해야 합니다(제1034조 제2항).

미성년 자녀가 상속인에 포함돼 있다면 두 가지를 더 봅니다. 하나는 2022년 12월 13일 신설된 제1019조 제4항입니다.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성년이 되기 전에 채무 초과 상속을 단순승인한 경우, 성년이 된 뒤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제3항과 달리 중대한 과실 요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이 조항은 시행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 적용되지만, 부칙 제2조 제2항은 시행 전에 개시된 상속이라도 시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경우, 그리고 시행 당시 성년이지만 미성년 때 단순승인했고 시행 이후에 채무 초과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같은 한정승인을 허용합니다.

다른 하나는 신고 단계의 이해상반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안내에 따르면 친권자와 미성년 자녀가 함께 한정승인을 하거나 함께 포기하는 데는 제한이 없지만, 친권자는 한정승인을 하고 미성년 자녀는 포기하게 하는 경우에는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로 보아 민법 제921조에 따른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합니다. 가족 중 한 명이 한정승인을 맡는 조합을 짤 때 그 한 명이 친권자라면 미성년 자녀의 포기 신고에 특별대리인 선임 절차가 하나 더 붙는다는 뜻입니다.

기한이 지난 뒤의 특별한정승인과 미성년 상속인 문제는 사실관계 하나로 결론이 갈립니다. 기한이 지났거나 미성년 상속인이 있다면 신고 전에 변호사와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

사망 뒤 90일, 순서대로 적어 보면

가상의 사례입니다. 아버지를 여읜 직장인 박 씨가 장례를 마친 뒤 아버지 앞으로 온 카드사 독촉장을 발견했다고 가정합니다. 어머니는 살아 계시고 동생이 하나 있으며, 박 씨 본인에게는 열 살 아이가 있습니다.

  1. 첫 주: 사망 신고를 하면서 같은 창구에서 안심상속 원스톱을 신청합니다. 아버지 명의 예금은 손대지 않습니다.
  2. 2~4주: 금융·세금·부동산 조회 결과를 받습니다. 개인 사이의 채무와 보증은 조회에 안 잡히니 통장 거래 내역과 지인 연락으로 보충합니다.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그림이 나오면 가족이 모여 조합을 정합니다.
  3. 5~8주: 어머니가 한정승인을, 박 씨와 동생이 상속포기를 하기로 했다면 아버지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에 각각 심판청구서를 냅니다.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2023년 전원합의체에 따라 어머니가 단독상속인이 되므로 박 씨의 열 살 아이는 상속인이 되지 않고, 따로 신고할 것도 없습니다. 조회 결과가 늦어 기한이 걱정되면 이 시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합니다.
  4. 수리 뒤 5일 안: 어머니는 법원이 정한 신문에 한정승인 공고를 내고, 카드사처럼 이미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따로 신고를 최고합니다.
  5. 공고 뒤 2개월 이상: 채권 신고를 받고, 기간이 끝나면 신고 채권자와 아는 채권자에게 상속재산 범위에서 비율대로 변제합니다. 우선권 있는 채권이 있으면 먼저 처리합니다.

이 달력에서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은 1단계입니다. 예금을 인출해 쓰면 처분행위로 볼 수 있어 이후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조회 신청이 늦어지면 재산과 빚의 규모를 모른 채 3개월이 지나갑니다.

같은 가족이 3개월이 지난 뒤에야 독촉장을 처음 받았다면 달력이 달라집니다. 포기는 할 수 없고,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특별한정승인을 검토합니다. 독촉장을 받은 날을 보여 주는 서류가 그 소명 자료가 됩니다.

상속 뒤 3개월 체크리스트 카드. 기산일은 사망과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민법 제1019조 제1항), 예금 인출·명의 이전은 하지 말 것,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제1026조), 재산 조회는 안심상속 원스톱, 신고처는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6호), 법원 비용은 청구인 1인당 인지 5,000원과 송달료 33,840원, 한정승인 뒤에는 5일 안에 공고하고 2개월 이상 채권 신고를 받는다(민법 제1032조).

한줄 코멘트. 상속의 3개월은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에 결정하는 기간이고, 결정할 때까지 고인의 재산에 손대지 않는 것이 모든 선택지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참고자료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률 자문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법률·세무 문제는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