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속

차용증 이자 4.6%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차용증 이자 4.6%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가족끼리 돈을 빌릴 때 차용증에 적는 이자 4.6%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숫자입니다. 실제로 적혀 있는 곳은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 법인의 당좌대출이자율(세법이 시가 대신 쓰도록 정해 둔 기준 이자율)을 정한 조항입니다. 세법은 네 단계의 위임을 거쳐 이 숫자 하나를 가족 간 돈거래까지 끌고 옵니다. 사슬을 한 번 따라가 두면 숫자가 바뀌었을 때 스스로 확인할 수 있고, 차용증에 4.6%를 적는 근거가 무엇인지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상속세법에는 "적정 이자율"이라는 말만 있다

출발점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입니다. 타인에게서 돈을 무상으로,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로 빌리면 그 이자 차이만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는 조항입니다. 그런데 이 조항을 아무리 읽어도 몇 퍼센트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법률은 "적정 이자율"이라고만 쓰고,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위임합니다.

대통령령인 시행령 제31조의4로 내려가도 숫자는 없습니다. "당좌대출이자율을 고려하여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하는 이자율"이라고 한 번 더 위임할 뿐입니다. 부령인 시행규칙 제10조의5에 이르면 이제 숫자가 나오나 싶은데, 여기서는 방향이 옆으로 꺾입니다.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에 따른 이자율을 말한다"라며 아예 다른 법령을 가리킵니다.

종착지인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에 비로소 숫자가 있습니다.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하는 당좌대출이자율"이란 연간 1,000분의 46을 말한다. 1,000분의 46, 즉 4.6%입니다. 법률에서 시행령으로, 시행령에서 시행규칙으로, 다시 옆 법령의 시행규칙으로 이어지는 네 단계입니다. 조문마다 보이는 "재정경제부령"은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나뉜 정부조직 개편을 반영한 현행 표기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에서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까지, 차용증 적정이자율 4.6%가 정해지는 위임 사슬 4단계 도해

왜 법인 세금 규정의 숫자를 빌려 쓸까

당좌대출이자율은 원래 법인세에서 쓰는 기준율입니다. 회사가 대표나 특수관계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 이자를 계산하게 하는 가지급금 인정이자 제도에서, 원칙 기준인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쓸 수 없거나 법인이 이 방식을 선택한 경우에 적용되는 이자율입니다. 개인 간 대출의 증여세를 계산할 때도 "시장에서라면 받았을 이자"의 대용치가 필요한데, 세법은 새 기준을 만드는 대신 이미 있는 기준율을 공유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준율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으면 개인과 법인 사이에서 이자율 차이를 이용할 여지가 줄고, 납세자 입장에서도 어느 조문을 보든 같은 숫자를 만나게 됩니다. 세무서와 다툴 때 "적정한 이자가 얼마인가"를 두고 감정 평가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실무에서는 작지 않은 장점입니다.

다만 빌려주는 쪽이 법인이라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시행령 제31조의4 제1항 단서는 법인에게서 대출받은 경우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3항에 따른 이자율을 적정 이자율로 본다고 정합니다.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법인 쪽 세무 처리까지 얽히므로 이 상황이라면 계약 전에 세무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6%로 계산하면 세금은 이렇게 갈린다

무이자로 빌렸다면 계산은 한 줄입니다. 빌린 돈에 4.6%를 곱한 금액이 매년 증여로 보는 이익입니다. 여기에 시행령이 정한 기준금액이 하나 붙습니다. 그렇게 계산한 이익이 연 1,000만원 미만이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1,000만원을 4.6%로 나누면 약 2억 1,739만원. 무이자 차용의 한도로 알려진 숫자는 이 역산에서 나옵니다. 자세한 요건은 가족 간 차용증 무이자 한도를 다룬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무이자로 빌린 돈연 4.6% 이자 상당액판정
1억원460만원1,000만원 미만, 과세 제외
2억원920만원1,000만원 미만, 과세 제외
2억 1,739만원999만 9,940원기준 바로 아래, 과세 제외
3억원1,380만원기준 이상, 전액 증여재산가액

가상의 사례로, 직장인 박 씨가 부모님에게 전세보증금 3억원을 무이자로 빌렸다고 해봅시다. 3억원의 4.6%는 1,380만원입니다. 기준선인 1,000만원 이상이 되는 순간, 초과분 380만원이 아니라 1,380만원 전액이 그 해의 증여재산가액이 됩니다. 성인 자녀의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 안이라 당장 낼 세금이 없더라도, 10년간 쓸 수 있는 공제 한도가 매년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한 해로 끝나는 판정도 아닙니다. 법은 대출 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면 1년으로 보고, 1년 이상이면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매년 새로 대출받은 것으로 보아 다시 계산합니다. 박 씨가 5년을 빌리면 다섯 번 계산됩니다. 가족 간 돈거래 전체에서 증여세가 어떻게 붙는지는 가족 간 계좌이체 증여세 총정리에서 다뤘습니다.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으면 새로 생기는 세금

그러면 4.6% 이자를 꼬박꼬박 지급하면 모든 문제가 끝날까요. 증여 문제는 사라지지만 다른 세금이 시작됩니다. 개인 간 대출에서 받는 이자는 세법상 "비영업대금의 이익"이라는 이자소득입니다. 소득세법 제129조가 정한 원천징수세율이 25%, 지방세법에 따라 그 10%가 개인지방소득세로 함께 징수되어 실제로는 27.5%입니다. 부모님이 받은 이자의 4분의 1 이상이 세금으로 떼이는 셈입니다.

부담은 세율만이 아닙니다. 소득세법 제127조는 이자소득을 지급하는 자에게 원천징수 의무를 지웁니다. 돈을 빌린 자녀가 이자를 보낼 때마다 세금을 떼고 신고, 납부까지 해야 하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이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려면 손이 많이 가므로, 이자부 차용을 실행하기 전에 신고 방법까지 세무사와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중간 지점을 찾기도 합니다. 법 제41조의4 제1항 제2호는 낮은 이자로 빌린 경우 4.6%로 계산한 이자에서 실제 지급한 이자를 뺀 차액을 증여로 보는데, 이 차액에도 같은 1,000만원 기준이 적용됩니다. 3억원을 연 1.5%로 빌리면 차액은 3억 곱하기 3.1%, 930만원으로 기준 아래입니다. 증여세 문제 없이 이자소득은 연 450만원분에만 생깁니다. 차용증의 4.6%는 흥정으로 정하는 시세가 아니라 위임 사슬의 끝에 놓인 법정 숫자입니다. 사슬의 끝만 기억해 두면 됩니다.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

자주 묻는 질문

차용증 이자는 꼭 4.6%로 써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4.6%는 증여로 볼 이익을 계산하는 기준이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최저 이자율이 아닙니다. 무이자나 더 낮은 이자율로 정해도 위에서 본 1,000만원 기준 안이면 이자 부분의 증여세는 생기지 않습니다. 다만 이자율과 별개로 상환 기록이 남아야 차용으로 인정받기 쉽습니다. 국세청이 무엇을 보는지는 가족 간 계좌이체 세무조사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정이자율 4.6%는 앞으로 바뀔 수 있나요

바뀔 수 있습니다. 법률 개정 없이 부령 개정만으로 바뀌는 숫자이고, 실제로 해당 조항은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습니다. 차용증을 쓰는 시점에는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에서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을 검색해 현재 숫자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무이자로는 얼마까지 빌릴 수 있나요

연간 이익 기준 1,000만원을 4.6%로 역산한 약 2억 1,739만원까지는 무이자라도 이자 부분에 대한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매년 다시 계산된다는 점, 원금 자체의 상환 실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조건입니다.

이자를 받은 부모님도 세금 신고를 해야 하나요

개인 간 대출 이자는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원천징수 대상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이자를 지급하는 자녀 쪽이 25%에 지방소득세를 더해 원천징수하고 신고, 납부합니다. 구체적인 신고 절차는 관할 세무서나 국세상담센터(126)에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률 자문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법률·세무 문제는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소개개인정보처리방침면책조항문의기업분석 리포트RSS 구독
© 로리움 컨설팅 (Lawrium Consulting)